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턴택 (TurnTack)

by Playview_P posted Jan 02, 20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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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줄 요약 및 총평 총점: ●●◐○○ 5/10
: 흥미로운 퍼즐 구성, Trial-and-error 과정을 통해 어느 순간 체득하는 파훼법이 주는 카타르시스
: 스토리에 공을 들인 건 알겠지만 개발자 혼자 알지 말고 플레이어도 좀 끼워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...
: 열심히 잘 만든 퍼즐, 힘 빠진 전달력. 끈기가 된다면 해봄직한 게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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몬스터에 의해 인간이 멸망한 세계, 반(半)인간 반몬스터인 마녀가 시간을 되돌리고 멸망을 막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. TurnTack의 소개글에는 배경 스토리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고,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마녀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그 여정이 조금씩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. 기본적으로는 퍼즐 플랫포머 게임으로,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과의 상호작용이나 미니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의 게임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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트레일러에도 나왔던 그 장면. 이런 느낌의 연출이 어딘지 모르게 심오한 분위기를 자아내길래 게임을 시작했다.

 

그래픽이 굉장하게 수려하기보다는 심플한 모노톤의 텍스트 연출이 분위기를 잡아주고, 그 분위기에 걸맞는 배경음악 덕분에 은근한 공포감이나 긴장감이 유지된다. 퍼즐 또한 과하게 반복되지 않고, 그 때 마다 머리를 써서 플레이해야하는 편이라 조악한 조작감에도 불구하고 게임 자체는 즐길만 하다. 게다가 컨셉상 인간과 몬스터라는 두 가지 폼을 오가며 플레이하다보니 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또한 다양한 편이다. 애초에 인간 폼의 불을 켠 모습, 끈 모습, 몬스터 폼 중 한 퍼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보니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과정이 즐겁기도 하다. 그러니까, 게임 자체는 정말 잘 구성했다고 느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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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 인간 반 몬스터인 주인공은 말 그대로 인간과 몬스터 폼을 오갈 수 있다.

 

그런데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, 이 모든 즐길거리에 흥미를 붙이기 이전에 과도하게 스토리가 플레이어를 두고 가버린다는 점이다. 게임을 하는 내내 개발자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딱 이 한 마디다. '아니 나도 좀 데려가주세요!'

게임을 시작하면 나오는 프롤로그 격의 영상 클립은 주인공 여자 아이가 눈을 뜨고, 집안을 둘러보다 일어서는 게 전부다.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구간도 단순히 조작법을 안내할 뿐, 어떠한 스토리 떡밥도 남겨주지 않는다. 그나마 개요에서 말한 스토리를 알 만한 요소는 정체불명의 포탈(!) 앞에 선 주인공이 내뱉은 '사람들... 죽어가고 있어...' 라는 대사 한 줄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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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임을 시작하면 나오는 프롤로그 영상 클립...은 이게 전부다. 이 직후에는 조작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진행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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튜토리얼을 마치면 트레일러에도 나오는 저 대사... 앞뒤 맥락이 궁금했는데 정말 이게 다였다!


이후의 전개 또한 마찬가지다. 처음 마주치는 몬스터 NPC야 튜토리얼을 위한 것이라 치겠는데, 이후에 마주하는 NPC는 뭔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라, 저렇게 해라 할 뿐 도통 나와 무슨 관계고 정체가 무엇인 지 알 수가 없다. 개연성이 부족하면 독자는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. 애초에 대사 자체가 키워드는 던져주지만 지나치게 생략되고 불친절하다보니, 중간에 막힌 부분에서 함께 파훼법을 고민해주던 친구는 '이거 한국 사람이 만든 것 맞아?' 하고 되물을 정도였다. 초반부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은 좋지만, 과도하게 뭉뚱그린 스크립트들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기까지 했다. 차라리 정보를 더 주더라도 명확한 대사를 출력해주는 편이 더 흐름을 지속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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극초반 마을의 NPC가 하는 대사. 죄송한데 저 아세요...? 그것과 그것이 난무하는 대사...

 

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이도나 퍼즐 자체의 디자인은 상당히 고심을 많이 한 흔적이 남아있었다. 개인적으로 퍼즐 플랫포머를 비롯한 퍼즐형 어드벤처 게임은 어떤 룰을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시도하면 자연스럽게 파훼법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. 필자는 방탈출 게임을 좋아하고, 그 중에서도 'Rusty Lake' 시리즈의 팬이다. 그 이유는 해당 게임 특유의 일러스트나 스토리, 분위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말 한 마디, 힌트 하나 없이 계속된 시도를 통해 답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.


TurnTack 또한 유사한 점이 있다. 처음 딱 마주하면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 퍼즐의 난이도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, 몇 번 죽어보면서 진행하면 어느 순간 그 구간을 클리어하는 카타르시스를 맛 볼 수 있다. 처음에야 답답할 정도의 조작감도 하다 보면 적당한 난이도로 작용하기도 한다. 액션 게임 등 빠른 페이스의 게임에서 볼만한 시원시원한 진행은 아니지만, 은근히 컨트롤 실력도 필요한 게임이기도 하다. 물론 이 컨트롤 실력이란, 대강 포탈 시리즈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. 다만 그 정도도 손이 안 따라준다면 아는 퍼즐도 통과가 어려울 때가 있다. 만약 본인이 그 정도에 해당한다면 주변에 컨트롤이 되는 사람을 끼고 플레이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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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작은 딱 이 정도 느낌이다. 말뚝 염동력, 폴짝 하고 뛰는 앙증맞은 점프, 몬스터 폼에서 가능한 공격 모션.

 

솔직히 말하면 이 게임은 취향과는 거리가 다소 멀었다. 트레일러 속 밤 하늘 아래 하얗게 빛나는 머리카락이 예뻐 보여서 손이 먼저 갔는데, 잘 만든 게임과 분위기에 즐겁게 플레이하다가 불쑥 등장하는 난해한 스크립트에 몰입감이 깨졌기 때문이다. 한 마디로 이 게임을 표현하자면, 열심히 잘 만든 퍼즐에 힘 빠진 전달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.

하지만 어느 정도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, 도전해볼만한 퍼즐 게임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. 중간에 등장하는 퀘스트들도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, NPC 하나 하나 놓치지 말고 말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. 단, 점프스케어(깜놀요소)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진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.